보유세로 수요 억제…임대시장 부담은 변수
핵심 요약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세를 강화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한다. 세제는 단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지만 공급 부족과 임대시장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세제 운용을 병행하고 과세 목적과 초고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에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담았다. 투자 수요를 낮춰 주택 보유의 무게중심을 자산 증식에서 거주로 옮기려는 조치지만, 세제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세제는 후보지 선정과 보상, 인허가, 착공, 입주까지 수년이 필요한 공급 정책보다 빠르게 시장 심리와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8월 첫째 주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각각 0.01%, 0.02% 올라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고, 강남권에서는 관망 흐름이 나타났다. 신보연 세종대 교수는 보유 부담이 커진 강남 3구에서 내년 4~5월 일부 매물이 나오고 고가 주택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세제 강화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2017년 이후 서울의 가구 증가 속도가 주택 순증 속도보다 빨랐다며, 거주 공간 부족이 전·월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시민 절반 이상이 임차인인 서울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비거주 보유자의 역할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도 비거주 주택 보유에 대한 특별공제가 전·월세와 임대주택 공급을 유도해 온 취지를 짚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요 억제와 중장기 공급 확대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해야 지속적인 집값 안정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임미화 전주대 교수는 거래 활성화와 시장 안정 가운데 정책 목적을 명확히 하고, 초고가 주택 기준을 30억원 또는 50억원으로 정하는 문제부터 사회적 공감대와 일관된 과세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