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에 임대주택 축소 우려 확산
핵심 요약
보유세 개편안 발표 뒤 추가 세금이 월세와 전세 보증금에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서울 일부 고가 아파트의 임대 조건이 상승했고 전세 공급 부족도 임차인의 부담을 키울 요인으로 지목됐다. 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이 매도나 실입주를 선택하면 임대주택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정부가 8월 3일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늘어난 비용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약 50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집주인은 임대할 경우 연간 보유세가 최대 5천만원, 약 3만5천3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월 단위로 나누면 약 400만원이어서 집주인이 세금을 모두 부담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에서는 전용면적 150㎡ 아파트의 임대 조건이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880만원으로 최근 거래 자료에 등록됐다. 이전 조건인 보증금 8억원과 월세 720만원보다 보증금과 월세가 모두 올랐다. 이은형 한국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 계약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추가 세금의 일부를 임대료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며, 실제 전가 폭은 당시 임대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금 부담의 영향은 매달 임대료 대신 큰 금액의 보증금을 맡기는 전세 시장에도 미칠 수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문재인 정부 시기를 거치며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된 뒤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매매 물건이 수십 채씩 쌓인 반면 전세 물건은 한 채를 찾기 어려운 사례가 나타났다.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임차 수요가 유지되면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릴 여지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실수요자의 주택 취득 기회를 넓히기 위한 조치로 제시했다. 그러나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보고 부담을 높이면 임대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금이 크게 늘어난 보유자가 집을 팔거나 직접 입주하면 해당 주택은 임대 시장에서 빠지게 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8월 3일 이후 일요일까지 2천107건 늘어난 6만2천516건으로 집계됐고, 증가세는 강남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임대료 상승은 무주택자의 주거비를 늘려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을 어렵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