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에도 주택 이동 막는 거래 비용
핵심 요약
보유세 부담은 커졌지만 취득세 인하가 빠져 주택 거래의 문턱은 유지됐다.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거래 비용이 맞물려 매도자와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이 모두 제약받고 있다. 다주택자 과세 기준 변경과 상속세 공제 확대 제외로 정책의 정합성과 예측 가능성이 과제로 남았다.
정부의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혜택을 축소했지만, 취득세 인하 등 거래 활성화 대책은 담지 않았다.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까지 겹친 상황에서 집주인에게 매도를 유도하면서도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은 넓히지 못해 주택을 팔기도, 새로 사기도 어려운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보유자가 주택을 내놓더라도 자금 동원력이 부족한 수요자는 매입에 나서기 어렵다. 매도자는 양도세와 각종 거래 비용을 치른 뒤 같은 생활권의 비슷한 주택으로 옮기기 쉽지 않고, 다주택자도 늘어난 세 부담 속에서 추가 취득이 제한된다. 보유세 강화에 거래 비용 완화가 따르지 않으면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임대료와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달 한국에 부동산 거래세 부담을 낮추고 보유세 비중을 높이는 세수 중립적 전환을 권고했으나, 이번 개편은 취득세를 그대로 둔 채 보유세를 강화하고 양도세만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정책 방향도 달라졌다. 정부는 올해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끝내 매도를 압박한 뒤 이번에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합산가액 중심으로 바꿨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기존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를 꾀했지만, 앞선 방침을 믿고 매도한 다주택자 사이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변화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장기간 보유하는 부동산의 과세 기준이 자주 바뀌면 정책 신뢰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어 세제·금융·공급정책의 정합성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제시한 일괄공제 5억 원에서 8억 원, 배우자공제 최저한도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의 상속세 공제 확대도 이번 개편안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