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강화에 압구정 급매…현금 자산가만 접근
핵심 요약
세제 개편을 앞두고 압구정 초고가 아파트가 최고가보다 낮은 급매로 나오기 시작했다. 종부세율 인상과 장기보유·고령자 공제 축소로 내년 6월 1일 전 처분 수요가 예상된다. 대출 한도가 최대 2억원에 묶여 실수요자의 접근과 단기간 매물 확대는 제한적이다.
정부가 내년 세제 개편에서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에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전·월세 매물 감소와 세 부담의 임대료 전가 우려에도 고강도 규제를 택한 만큼 가격 안정 효과가 주목되지만, 대출 제한에 막혀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6일 확인된 매물 가운데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55㎡는 78억원에 나왔다. 지난 5월 거래가 85억원보다 약 8% 낮고, 지난해 6월 최고가 90억원과 비교하면 12억원 저렴하다. 인근 한양3차 전용 161㎡도 올해 1월 최고가 77억5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낮은 72억원에 급매로 제시됐다. 업계는 이들 매물이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하던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은 1주택자까지 확대된다. 현재 과세표준 12억원, 시가 약 45억원을 넘는 1주택에는 1.3~2.7%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최고세율은 내년 3.5%, 이듬해 5%로 오른다. 한도 없이 최고 80%까지 가능했던 장기보유·고령자 공제에는 내년 800만원, 이듬해 600만원의 상한이 생긴다. 내년 보유세를 피하려면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급매 가격이 낮아져도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로 70억원짜리 아파트의 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에 그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고령층 장기 거주자의 고가 주택이 싸게 나와도 살 수 있는 계층은 소수 현금 자산가라며 서민 주거 안정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매물 증가세도 지난 2월 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 뒤 사흘간 3000건을 넘었던 것과 달리, 이달 3~6일에는 1000여 건에 머물렀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처분 시한까지 시간이 남아 관망세가 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