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승계 세 부담에 지역 필수의료 공백 경고
핵심 요약
병원계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병원을 포함하도록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지방 중소병원은 비유동자산 비중과 상속세 부담이 높아 승계 중단 시 매각이나 폐업 위험이 크다. 병원 폐업은 필수의료 접근성과 지역 고용을 함께 약화할 수 있다.
대한병원협회가 11일 병원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포함해 달라는 의견서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제출했다. 지방 중소병원은 상속세를 낼 현금과 인수 수요가 부족해 승계가 끊기면 매각이나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응급·중증·분만·소아 등 지역 필수의료 기능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지난 4일 입법예고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으로 법률에 명시하고, 가업의 정의와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를 신설하도록 했다. 병원과 약국,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주차장업, 창고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개정안에는 가업 10년 유지, 근로자 수와 총급여액 90% 이상 유지, 가업용 자산 40% 이상 처분 제한, 상속인의 종사 의무도 담겼다.
병원은 수술 술기와 진료 체계, 감염관리, 환자안전, 다직종 협업 등 장기간 축적된 전문기술과 운영 경험을 갖춘 업종이다. 치료기술과 의료기기, 디지털헬스 관련 특허를 보유하거나 첨단재생의료·세포치료 기술을 쌓은 곳도 있다. 의료법상 법정 개설 주체만 운영할 수 있고 상속인이 의사면허를 갖춰 진료와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 승계가 어렵다. 의료장비와 특수설비는 자유로운 전매나 다른 용도로의 전환도 제한된다.
개인 개설 병원에는 상속 과정에서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지만 지방 중소병원은 토지·건물·의료장비 같은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을 갖춘 필수의료 병원은 재산 평가액에 비해 현금 창출력이 낮아 부담이 더 크다. 병원이 문을 닫으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의료인력이 이탈해 주민의 진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의료·행정·조리·시설관리 등 지역 일자리와 주변 상권에도 영향이 번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