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차별 딛고 고국 무대 서는 켈리 임
핵심 요약
난치성 질환으로 체중이 40㎏까지 줄었던 켈리 임 씨가 50대 필라테스 선수로 변신했다. 차별적인 환경에서도 운동을 계속하며 근육과 일상을 되찾았다. 어깨와 고관절 문제가 남았지만 오는 9월 19일 고국 대회 무대에 오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코로나시에 사는 재미동포 켈리 임(54) 씨가 오는 9월 19일 열리는 ‘2026 서울시립대학교 총장배 제2회 K-필라테스 콘테스트’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키 160㎝에 몸무게가 40㎏까지 줄어 일상생활마저 힘들었던 그는 남편의 지지를 바탕으로 재활을 이어가며 50대 필라테스 선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999년 시민권자인 남편과 미국에 정착해 상업 광고 메이크업 분야에서 일했던 임 씨는 첫아이를 임신한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섬유근육통과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온몸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됐고, 편두통과 메니에르병까지 겹쳐 시력과 청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현지에 검사 장비가 없어 2014년 한국에서 메니에르병을 정확히 진단받았으며, 추벽증후군으로 무릎 수술을 두 차례 받은 뒤 한쪽 하체 근육이 절반가량 줄어 걷기도 어려워졌다. 피부가 갈라지고 입술이 검게 변하는 증상도 겪었다.
임 씨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2022년 가을 집 근처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찾았다. 동양인 비율이 0.02%에 불과한 백인 중심 지역에서 영어가 서툰 중년 동양인 여성인 그에게 강사는 다른 수강생들 앞에서 무안을 주거나 인사를 외면하는 등 차별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 씨는 생존을 위해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계속했고 요가에도 도전했다. 운동을 이어가면서 마른 몸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고,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전신 통증도 점차 줄었다.
지난해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생애 첫 필라테스 대회에 출전한 임 씨는 이번 콘테스트에서 다시 고국 무대에 선다.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최근 훈련 중 어깨 근육이 파열돼 심한 통증을 겪었고, 고관절도 향후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하루 일한 뒤 사흘 동안 앓아누워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남편의 배려 속에서 운동에 집중하며 매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병마와 편견을 견딘 경험은 몸과 마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긍정적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