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난 몰린 러시아, 취약계층 겨냥 입대 압박
핵심 요약
러시아가 연간 신규 입대자 40만9천명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별 할당과 고액 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자원자가 부족하자 채무자·피의자 등 취약계층을 찾아가 계약을 강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탈영 증가와 병력 소진 우려 속에 9월 국가두마 선거 이후 추가 동원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병력을 확보하려고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신규 입대자 40만9천명이라는 할당 목표를 부여했다. 신규 계약자에게 최대 450만루블, 약 7천700만원의 현금 보상을 내걸었지만 자원자는 많지 않다. 러시아군의 월간 인력 손실이 3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당국은 거리와 직장에서 남성을 연행하거나 학생을 속여 계약서에 서명시키는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다.
남부 펜자에서는 경찰이 직장을 급습하고 거리의 남성을 모병소로 데려가 계약 체결을 강요한 사례가 확인됐다. 울리야노프스크에서는 한쪽 눈을 잃은 남성이 입대 계약을 맺었고, 로스토프에서는 공장 노동자 35명이 전선 투입 목적으로 구금됐다. 지자체와 경찰은 채무자와 최근 전역한 징집병, 집행유예 선고자, 경찰 조사 대상자, 운전면허 취소자 등의 정보를 활용해 집과 직장을 찾아가고 있다.
극동 하바롭스크주에서는 지난해 2천500명을 면담해 32명을 입대시켰으며 이 가운데 28명이 형사사건 피의자였다. 의료 자격증을 가진 여성에게 군 복무 기록을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소환장을 보내거나, 정부에 반대하는 활동가를 압박하는 데 소환 절차를 이용한 사례도 나왔다. 정치적 부담이 큰 추가 동원령이 미뤄지면서 국방부와 지방 행정기관의 계약병 확보 압박은 취약한 처지의 주민에게 집중되고 있다.
강압적인 충원에도 전선의 병력 부족과 복무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최소 2만8천명이 복무 이탈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실제 탈영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에서는 오는 9월 국가두마 선거 뒤 2022년 가을에 이은 두 번째 동원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불안이 퍼져 해외행 항공권을 알아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입대 확대에 실패하면 전력이 다시 소진될 수 있지만, 대규모 사상자와 탈영을 동반한 추가 동원 역시 푸틴 정권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