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비용 떠안은 태국 지역 공동체
핵심 요약
태국 난주 퉁창에서는 벌목 금지 뒤 관련 생계가 끊기며 마을의 코끼리가 모두 사라졌다. 방콕 전시는 광산 개발과 도시화가 생태계와 지역 노동, 공동체의 기억을 바꾼 과정을 조명한다. 변화를 만든 주체와 비용을 감당하는 주체가 다른 현실 속에서 주민의 결정 권한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태국 북부 난주 퉁창의 한 마을에서 한때 주민과 생업을 함께했던 코끼리 수십 마리가 모두 사라졌다. 주민들은 코끼리와 숲을 오가며 벌목한 나무를 운반했지만,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벌목이 금지되자 일감이 끊겼다. 수입 없이 관리비를 감당해야 했던 주민들이 코끼리를 차례로 팔면서 마을에는 관련 물품과 주민들의 기억, ‘코끼리 평원’이라는 지명만 남았다.
방콕예술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지역의 신화 #2: 변화하는 지형’은 이 마을을 비롯해 태국 곳곳에서 벌어진 변화를 땅과 물, 노동과 공동체의 기억을 통해 드러낸다. 치앙라이 꼭강의 메기류 쁠라캐를 본뜬 대형 인형은 강 상류 희토류 채굴에 따른 오염 우려를 다룬다. 관람객은 강 주변 식물로 염색한 천과 실을 인형에 꿰매며 훼손된 생태계의 치유와 끊어진 관계의 회복에 참여한다.
나콘빠톰의 팜쫏짬 아트 스페이스 컬렉티브는 도시화와 산업화가 지역의 생업을 재편한 과정을 추적했다. 농업과 축산 공동체를 지탱하던 물길은 공장 용수원이 됐고, 축산 농장의 이주노동자들은 공장으로 일터를 옮겼다. 개발 과정에서 흙을 파낸 자리는 주민들의 낚시터로 바뀌었다. 전시는 물리적 경관의 변화가 노동과 관계, 기억의 변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작품마다 변화의 원인과 속도는 다르지만, 산림보호 정책과 광산 개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결정한 주체와 그 결과를 감당한 주민·생태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공통으로 나타난다. 전시는 적응과 회복력이 필요하더라도 대응 책임을 피해 지역에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질문을 던진다. 주민에게 대응 자원과 함께 변화의 방향을 정할 권한도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다. 전시는 방콕예술문화센터에서 9월 13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