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 진실규명위에 조사 신청
핵심 요약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생존자 8명과 유가족 1명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신청 대상은 1968년 하미 학살과 1966년 푹빈 학살이다. 진실화해위는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며 입법적 해결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가족을 잃거나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은 생존자 9명이 한국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민변 베트남전쟁범죄진상규명TF와 한국베트남평화재단 활동가들은 9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소를 찾아 베트남에 거주하는 생존자 8명과 유가족 1명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은 한국군이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동안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두 건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자 중 7명은 1968년 다낭성 하미마을 학살(사망 135명) 관련 생존자 쯔엉 티 투(88), 응우옌 티 홍(72), 응우옌 티 타인(69), 응우옌 티 본(64), 당 티 카(61), 부이 티 마이(59)와 유가족 응우옌 랍(75)이다. 나머지 2명은 1966년 11월 9일 꽝응아이성 푹빈마을 학살(사망 73명) 생존자 팜 티 프엉(78)과 보 티 리엠(65)이다. 앞서 지난해 종료된 2기 진실화해위는 하미 생존자 5명의 신청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각하했고, 이 중 3명이 재신청했으며 2명은 건강 악화로 참여하지 못했다.
진실화해위는 3기 출범 이후 보다 포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 7월 초 법원에 제출한 보충의견에서 하미 학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고, 현행 법률 범위 내 지원 방안을 고려하되 입법적 해결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증거를 갖춰 재신청할 것을 권유하면서, 현재 임기 중 조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고령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지연되면 정의가 거부된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인정했다.
한편 2025년 10월 발의된 베트남전 한국군 인권침해 진상규명 법안은 국방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별도의 베트남전 진실위원회 설립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진실화해위는 출범 100일 만에 4,716건의 신청을 받는 등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어 예산과 인력 제약이 과제로 남는다. 임재성 변호사는 베트남 정부가 피해자들의 한국 내 법적 구제를 막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에 진상규명이나 배상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생존자들의 바람은 사과와 인정, 한국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 도움을 준 한국군에 대한 감사 등으로 다양해 진실규명이 과거를 넘어 현재의 치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