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계 가족, 다문화 배드민턴 전 부문 석권
핵심 요약
베트남 출신 참가자와 베트남계 자녀들이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의 모든 부문에서 우승했다. 성인부 초보 복식조와 중도입국 고교생 단짝, 초등학생 형제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가족과 꾸준히 운동하며 쌓은 호흡으로 언어와 생활환경의 벽을 넘어섰다.
8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약 500명의 다문화가족이 참가한 ‘2026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가 열렸다. 베트남 출신 참가자와 베트남계 자녀들은 성인부와 중고등부, 초등부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셔틀콕을 주고받으며 타국 생활에서 쌓인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았다.
성인부 혼합복식에서는 응웬티화(34·대구) 씨와 쩐가오(44·충북 청주) 씨가 첫 출전에서 우승했다. 대구의 배드민턴 모임에서 만난 두 사람은 대회를 앞두고 한 차례만 함께 연습했지만 경기 중 빠르게 호흡을 맞췄다. 응웬 씨는 2013년 한국에 정착해 공장과 한의원, 치과 등을 거쳐 현재 약국 조제실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2∼3차례 운동하고 지역 대회에도 참가해 왔다. 2003년 결혼과 함께 한국에 온 쩐 씨는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며 배드민턴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중고등부에서는 청주 봉명고의 다오반유그엉(17) 군과 응웬쫑린(17) 군이 우승했다. 두 학생은 베트남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입국한 지 2∼3년 된 청소년으로, 서툰 한국어 때문에 수업과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평소 함께 운동하며 다진 호흡과 자신감을 코트에서 발휘했다. 예상하지 못한 우승의 기쁨과 함께 하루 일정이 빠르게 끝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초등부 정상은 공주 금학초 형제 임정현(12), 임주현(9) 군이 차지했다. 두 형제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4년 전부터 배드민턴을 시작해 가족과 일주일에 4∼5차례 운동했다. 형제의 어머니인 베트남 출신 이정선(34) 씨는 2013년 6월 결혼해 한국에 왔고 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 대회에는 조카들을 포함한 가족 6명이 응원에 나섰다. 이 씨는 2020년생 막내가 더 자라면 온 가족이 함께 코트를 누비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