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일본 통화정책 전환·엔화 안정 촉구
핵심 요약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의 장기 금융 완화를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하며 통화정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일의 엔화 공동 매수는 아시아 전역으로 통화 매도가 확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로 설명됐다. 일본의 식료품 소비세 인하 계획을 두고 재정 부담과 물가 안정 사이의 정책 선택이 부각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의 장기적인 대규모 금융 완화를 엔화 약세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며 통화정책 전환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정권 이후 15년간 이어진 경기 부양이 견고한 경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아베노믹스 단계가 끝나고 다카이치노믹스의 시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난 만큼 저금리 기조를 조정해 엔화 가치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베선트 장관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15년 동안 알고 지냈으며, 그의 시장 감각을 높이 평가하고 깊이 신뢰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최근 엔화를 공동 매수하며 외환시장에 개입한 배경에는 엔화 매도가 다른 아시아 통화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다수의 아시아 통화가 엔화 움직임과 연동돼 있고, 1990년대 아시아 통화위기도 엔화의 큰 폭 약세로 촉발됐다는 것이 베선트 장관의 설명이다.
다카이치 내각은 현재 8%인 식료품 소비세율을 1%로 낮추는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5일 임시 각의에서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 소비세율을 인하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했다. 시장에서는 세율 인하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부담이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 요구와 대규모 감세 계획이 맞물리면서 엔화와 물가, 재정 운용을 둘러싼 정책 선택도 주목받게 됐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종 결정은 다카이치 정권의 몫이라면서도 감세를 수용하거나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힘쓰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라면 물가상승률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는 식료품 소비세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이 에너지 등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 인플레이션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