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주택 사회화, 9월 선거 최대 쟁점 부상
핵심 요약
베를린의 대형 임대기업 보유 주택을 사회화하는 방안이 9월 20일 주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021년 주민투표에서는 56%가 찬성했지만 결의안 성격에 그쳐 약 5년간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다. 법률안 자체를 대상으로 한 새 주민투표와 선거 이후 연정 협상이 정책 실현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대형 임대기업의 주택을 공공 영역으로 전환하는 주택 사회화 문제가 오는 9월 20일 주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좌파당 공동대표 루이지 판티사노는 시민들이 임대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한 달의 절반을 일하는 상황을 끝내고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며 보노비아와 도이체보넨을 겨냥했다. 베를린투자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임대료는 1㎡당 15.78유로로, 10년 전보다 75% 올랐다.
주택 사회화를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은 뚜렷하게 갈렸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토지 수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신규 주택 건설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기독민주당의 스테판 에버스 시장 후보도 대규모 재산 몰수 요구가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좌파당 공동대표 이네스 슈베르트너와 엘리프 에랄프 시장 후보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차기 주정부 참여 조건으로 제시했다.
논쟁의 출발점은 2021년 9월 주민투표다. 당시 투표자의 56%는 베를린에서 아파트 3천채 이상을 보유한 영리 목적의 대기업이 소유한 주택 약 20만채를 사회화하는 제안에 찬성했다. 토지와 천연자원, 생산수단을 법률에 정한 보상 절차를 거쳐 공유재산이나 공유경제 형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독일 기본법 제15조가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투표는 입법을 촉구하는 정치적 결의 성격이어서 이후 약 5년간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법률안 자체를 주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2021년과 차이가 있다. ‘대형 주택기업 사회화 시민운동’은 지난해 9월 주택기업 보유 주택의 사회화를 위한 법안 초안을 제출했다. 이를 토대로 실시한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새 주정부가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워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좌파당은 22%로 선두를 기록했으며, 슈테펜 크라흐 사회민주당 시장 후보는 좌파당의 연정 조건에 반발했다. 선거 결과와 이후 연정 협상이 독일의 주택정책과 재산권 논쟁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