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연구원 “미프진 허가, 입법 공백과 별개로 심사 가능”
핵심 요약
한국법제연구원은 법 개정 전에도 미프진 허가 심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허가 기준은 안전성·유효성·품질이며 임상자료를 토대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허가와 위해성 관리계획, 관련 법·의료체계 정비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의 허가 심사는 구체적 허용 범위를 정한 법 개정 전에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연구원은 13일 발간한 ‘임신중지 의약품을 둘러싼 입법공백과 여성건강권’ 보고서에서 약사법상 허가 심사의 기준은 안전성·유효성·품질이며, 제약회사가 신청한 임상자료를 토대로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임신중지 의약품에 대한 명시적 허가 제한 규정도 없다고 봤다.
이는 임신중지 약물의 허용 범위와 허용 주수가 법률로 정해져야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존 입장과 다른 결론이다. 보고서는 의약품의 효능과 용법은 임상시험 자료가 뒷받침하는 범위에서 정해지며, 형법상 허용 한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뒤 7년간 이어진 허가 지연은 법적 필연이라기보다 정책적 선택의 결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담겼다.
해외에서는 제도 개선의 순서가 한국과 달랐다. 세계보건기구는 2005년부터 미프진을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했고, 이 약물은 현재 전 세계 101곳에서 허용됐다. 일본은 지정의사 제도와 배우자 동의 요건을 유지한 상태에서 약사 규제를 먼저 손질해 2023년 4월 제조판매를 승인했다. 영국은 2022년 8월 원격 상담과 가정 복용을 허용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임신중지 비범죄화 조항을 담은 법안 수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보고서는 불법 유통과 이상사례 관리 문제도 허가 논의와 분리하기 어렵다고 봤다. 5년여 동안 불법판매 게시글 3189건이 적발됐지만 품질검사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규제 밖에서 이뤄지는 약물 사용을 국가 관리체계 안으로 편입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지연 연구위원은 오남용과 이상사례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중장기적인 형법·모자보건법 개편, 건강보험 급여와 의료전달체계 정비가 함께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해결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관련 부처는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