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배임 입증 부족…유시춘 1심 무죄
핵심 요약
업무추진비 약 196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춘 전 EBS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업무추진비의 폭넓은 사용 지침과 검찰의 증거 부족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법인카드 내역 800여 건 중 250여 건을 배임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은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 약 196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춘 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 최동환 판사는 12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유 전 이사장은 유시민 작가의 친누나다.
재판부는 EBS 비상임 이사의 업무추진비 지침이 대외 활동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유 전 이사장의 직무 범위를 고려할 때 음식 배달이나 외부 식사에 법인카드를 쓴 행위를 곧바로 사적 유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일부 사용 내역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결론 냈다.
유 전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9월 EBS 이사장에 취임했다. 검찰은 그가 같은 해 10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5년여 동안 정육점과 백화점, 반찬가게 등에서 약 1960만 원을 사적으로 결제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2024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업무추진비가 부당하게 사용돼 EBS에 약 1700만 원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내용을 방통송신심의위원회와 대검찰청에 넘겼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5년간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 800여 건을 조사한 뒤 이 가운데 250여 건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비용을 직무 수행을 위해 지출했을 뿐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1심 재판부는 카드가 사용된 장소나 결제 형태만으로 사적 지출과 EBS의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기에는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