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복과 검사복으로 이어진 57년의 법조 여정
핵심 요약
권성 전 헌법재판관과 검사인 아들이 57년에 걸친 법조인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권 전 재판관은 현대사의 주요 재판과 사법제도 개선 과정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사실 판단과 인권 보호, 사회적 신뢰를 법 집행의 핵심 가치로 강조했다.
1969년 법관으로 출발해 2006년까지 재판 업무를 맡은 권성(85) 전 헌법재판관과 2006년 검사로 임관한 아들이 한자리에 섰다. 아버지의 법관 생활과 아들의 검사 경력을 합치면 57년에 이른다. 권 전 재판관은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법관의 자세를 강조했고, 아들은 특수수사와 안보 분야를 거치며 검사 생활 20년을 앞두고 있다.
권 전 재판관은 1995년 12·12 군사반란과 5·18 사건 항소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사형을 무기징역으로 바꾸는 판결에 참여했다. 1992년에는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의 항소심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언급했으며, 2001년 헌법재판관 재임 때는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당시 의견은 14년 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1995년 대법원 사법제도발전위원회 분과위원장으로 일하며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법관 인사제도 등 새로운 사법 절차 도입에도 관여했다. 재판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사실을 정확히 판단하는 능력과 당사자를 향한 공감을 함께 꼽았다. 기록 속 문자만 좇으면 사람이 보이지 않고, 그 결과 비슷한 잘못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들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특별수사 업무를 경험한 뒤 국가안보 사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17년에는 국가정보원 파견 근무를 마치고 안보부서로 옮겨 수사를 이어갔으며, 단순 처벌보다 재범 방지와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방식도 시도했다. 권 전 재판관은 제도와 사회 환경이 바뀌더라도 인권 보호와 선의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이 법의 변하지 않는 목표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