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권력과 국경 밖 난민이 던진 질문
핵심 요약
‘초권력’은 장기간 확대된 미국 대통령 권력이 민주주의의 견제 장치를 흔드는 과정을 분석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국경을 넘으려 물탱크에 숨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비극을 그린다. 두 책은 통제되지 않은 권력과 외면받은 인간의 목소리가 맞닿는 지점을 보여준다.
정치학 책 ‘초권력’과 가산 카나파니의 중단편집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각각 미국 대통령 권력의 팽창과 국경에서 밀려난 팔레스타인 난민의 삶을 다룬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두 책은 국가와 제도가 한계를 잃을 때 인간의 얼굴과 목소리가 먼저 지워질 수 있다는 공통된 문제를 제기한다.
윌리엄 G. 하월과 테리 M. 모가 쓴 ‘초권력’은 도널드 트럼프를 돌발적인 예외가 아니라 오랫동안 확대된 미국 대통령 권력의 결과로 분석한다. 20세기 이후 경제·복지·전쟁·외교와 복잡한 사회 문제를 맡은 백악관의 영향력은 커졌다. 로널드 레이건 이후 공화당 대통령들은 큰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관료 조직 통제와 일방적 권한 행사의 기반을 강화했다.
책 속 트럼프는 선거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치적 반대자를 적으로 규정하며 법과 제도의 경계를 밀어붙인다. 이 과정에서 견제와 균형, 법치, 관용과 자제는 승리를 앞세운 정치에 밀려난다. 대통령제가 도입된 193개 유엔 회원국 중 53개 국가의 경험도 빠른 결단과 강한 리더십이라는 장점이 위험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제시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에서는 쿠웨이트로 향하려는 팔레스타인 남성 세 명이 사막을 통과하기 위해 물탱크에 숨는다. 합법적인 이동 통로에서 배제된 이들에게 탱크는 이동 수단이자 감옥이며 피난처이자 무덤이 된다. ‘슬픈 오렌지의 땅’과 ‘가자에서 온 편지’도 전쟁과 추방을 흩어진 가족, 흔들리는 신앙, 잊히지 않는 고향의 냄새로 그린다. 두 책을 함께 놓으면 권력을 어떻게 통제할지, 경계 밖으로 밀려난 이들의 신호를 어떻게 들을지라는 질문이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