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목동서 자성 분위기 속 대회 복귀
핵심 요약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징계받은 배재고 야구부가 봉황대기 1회전에서 복귀했다. 전광판에는 조롱과 혐오 표현을 배제하자는 문구가 표시됐고 선수단은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임시 감독 체제로 나선 복귀전에서는 상대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구호가 나오지 않았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가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인천고와의 1회전에 나서 정식 대회에 복귀했다. 경기 전 관중석에서는 “배재고 기죽지 마”, “배재고 파이팅”이라는 응원이 간간이 나왔지만, 한 달 반 전 같은 구장에서 물의를 빚었던 상대와 지역을 겨냥한 조롱성 구호는 들리지 않았다.
전광판에는 경기 전부터 ‘상대조롱 OUT’, ‘지역비하 OUT’, ‘역사조롱 OUT’, ‘혐오표현 OUT’이 차례로 표시됐다. 3루 관중석에는 배재학당 총동창회 명의로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배재고 선수단은 경기 시작 5분 전 인천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관중석 앞에 일렬로 서서 모자를 벗고 허리를 깊이 숙였고, 관중들은 박수로 답했다. 경기 중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서 호수비와 안타가 나올 때마다 손뼉을 치고 응원가를 부르며 동료를 격려했다.
선수단은 경기 시작 약 한 시간 전인 오후 4시께 구장에 도착했다. 권오영 감독이 학교 자체 징계로 직무정지 중인 가운데 최선임 이장환 코치가 임시 감독을 맡았다. 문제의 구호를 먼저 외쳐 중징계를 받은 선수 2명은 대회에 나오지 않았고, 뒤따라 외쳐 경징계를 받은 10여 명은 경기에 참가했다. 이 코치는 사태 이후 지도자와 선수 모두 많이 반성했으며, 한 달의 징계 기간 동안 복귀를 준비해 좋은 모습으로 인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은 지난 6월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1회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배재고 선수들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쳐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청룡기 잔여 경기 몰수패와 6개월 출전 정지를 결정했으나, 대한체육회 재심을 거쳐 정지 기간은 1개월로 줄었다. 복귀전 초반 경직됐던 3루 관중석에서는 경기가 이어질수록 박수와 응원이 커졌고, 선수단은 논란이 발생한 장소에서 조롱 구호 없이 경기를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