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출입 통제 논란, 개인정보 수집 쟁점으로
핵심 요약
일부 아파트의 헬멧 탈착과 개인정보 작성 요구를 둘러싸고 배달노동자들의 반발이 확산했다. 고지 없는 개인정보 수집과 영상의 목적 외 이용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 노동조합은 관계 기관 조사와 인권위 재진정을 추진하고 플랫폼들은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노동자에게 헬멧 탈착과 개인정보 작성을 요구하는 일부 아파트를 두고 과도한 출입 통제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라이더들은 일본 애니메이션 속 특권계급에서 따온 ‘천룡인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기피 단지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 서초·강남구 일대 56개 단지를 표시한 지도와 부산 동래·남·동·해운대구 등의 수십 곳을 모은 목록도 등장했다.
부산에서 일하는 유튜버 A씨는 지난달 관리 직원에게 헬멧을 벗고 인적사항을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은 뒤 배달을 포기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신분증·신용카드·오토바이 열쇠 보관, 우의 탈착, 단지 내 도보 이동,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하거나 입주민과 동승하지 못했다는 경험이 잇따랐다. 상세 주소는 호출 수락 전 확인하기 어렵고 거절률과 실적이 배정 조건이나 불이익에 영향을 줘 단순히 주문을 피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라이더들의 설명이다.
이 표현은 배달 수요가 급증한 2020년대 초 등장해 최근 다시 확산했다. 아파트 측은 안전과 보안을 위한 절차라는 입장이지만, 이름·연락처·소속·방문 목적·차량번호를 받을 때 수집 목적과 항목, 보유 기간, 거부 권리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있다. 공포감을 이유로 한 헬멧 탈착 요구에는 법적 근거가 없지만, 방범·안전관리용 CCTV 촬영 협조를 위한 요구는 적법할 수 있다. 다만 얼굴 영상의 목적 외 이용이나 보관 기간 초과는 별도 문제가 된다.
라이더유니온은 아파트의 배달원 정보 수집과 관리 실태를 조사해 달라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2021년 아파트 103곳을 상대로 낸 진정이 개인 간 갈등이라는 이유로 각하된 뒤, 라이더에게만 적용되는 헬멧 탈착 등 차별 행위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재진정도 검토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법률·심리 상담과 산재보험 안내를 포함한 지원을 계속하고, 쿠팡이츠도 자체 지원책을 마련했다. 요기요는 출입이 어려운 일부 신축 아파트에 2024년부터 로봇 배달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