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유리 카페로 남은 용산 이전의 흔적
핵심 요약
국방부 영내 청송재가 대통령 전용 접견 공간을 거쳐 직원용 카페로 바뀌었다. 수억원을 들인 방탄유리와 편백 사우나 등 대통령실 이전 당시 시설이 복구·폐기 대상으로 남았다. 국방부 복귀에는 예비비 205억8천만원이 투입됐고 영웅 흉상도 4년여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서울 용산 국방부 영내의 청송재가 대통령실의 청와대 재이전 이후 국방부 직원들이 이용하는 카페로 바뀌었다. 용산 대통령실 시절 ‘파인그라스’로 불린 이 단층 건물은 녹지와 큰 소나무에 둘러싸인 서양식 공간이다. 특히 헬기 착륙장과 용산어린이정원을 향한 남쪽 통창 전체에는 두드려도 거의 움직이지 않을 만큼 두꺼운 방탄유리가 설치돼 있다.
청송재는 본래 육군참모총장의 서울 집무실이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통령 전용 접견 공간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대통령의 술자리 장소 등으로 사용되는 동안 경호를 이유로 수억원을 들여 통창을 방탄유리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출입제한구역이던 이곳은 대통령실이 떠난 뒤 민간 입찰을 거쳐 카페로 운영되면서 국방부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대통령실 용도에 맞춰 개조됐던 국방부 옛 청사의 복구 과정에서도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했다. 지난달 21일 시작된 청사 이전은 14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새 집무실 첫 출근을 기점으로 공식 마무리되지만, 내부 공사와 정비는 계속된다. 집무 공간에 설치된 편백 사우나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어려워 고가 설비임에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국방부 청사 이전에는 일반 예비비 205억8천만원이 투입됐다.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국방부가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옛 청사로 복귀하는 전 과정을 합치면 지출 규모는 적어도 수천억원에 이른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이전으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제 국방부가 제자리로 돌아온 만큼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방부는 13일 이순신·강감찬 장군과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호국·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4년여 만에 본관 앞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