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작은 돌이 되살린 기억과 감사
핵심 요약
나치 희생자의 이름과 생애를 새긴 작은 기념물이 독일의 보도에 설치됐다. 성경의 열두 돌과 에벤에셀도 지나온 도움을 기억하기 위한 표식이었다. 일상의 걸림돌을 감사와 은혜를 되새기는 계기로 바라보는 메시지를 담았다.
독일의 한 예술가는 나치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도심의 보도에 작은 기념물을 설치하는 특별한 작업을 시작했다. 약 10㎝ 크기의 콘크리트 정육면체 위에 황동판을 붙이고, 희생자의 이름과 출생일·사망일을 새겨 넣는 방식이다. 거창한 조형물보다 일상의 길목에서 한 사람의 삶을 마주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이 기념물은 희생자가 스스로 선택해 살았던 마지막 거주지 앞 보도에 놓였다. 길을 걷던 사람이 발밑의 돌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멈춰 서서 새겨진 기록을 읽게 된다. 독일어로 ‘걸림돌’을 뜻하는 ‘슈톨퍼슈타인’이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나왔다. 무심코 지나던 자리에 기억의 표식을 둠으로써 잊힌 이름을 현재의 거리로 불러내는 구상이다.
성경에도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돌이 등장한다.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은 강바닥에서 가져온 열두 돌을 길갈에 세웠다. 이후 사무엘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기념비를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불렀다. 그 이름에는 지금까지 이어진 하나님의 도움을 잊지 않겠다는 고백이 담겼다.
일상의 걸림돌은 불편을 주는 장애물에만 머물지 않는다. 멈춰 서서 지나온 삶과 받은 도움을 돌아보게 하는 기억의 표지가 될 수도 있다. 십자가와 성경, 부모의 사랑을 되새기는 일 역시 신앙의 여정에서 감사의 근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반복되는 생활 속 작은 표식을 통해 지금까지 인도한 은혜를 다시 기억하자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