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참사 4년, 지상 이주 4.6%에 그쳐
핵심 요약
정부와 서울시 지원으로 지상층에 이주한 반지하 가구는 전체의 4.6%에 그쳤다. 매입임대주택 공급과 특정바우처 예산이 줄어 이주 지원의 한계가 드러났다. 침수 위험 반지하의 22.2%에는 임대인 등의 미동의로 물막이판이 설치되지 않았다.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 거주자들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됐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지상층으로 옮긴 가구는 전체 반지하 24만5194가구의 4.6%인 1만1396가구에 머물렀다. 시민단체 연대체 재난불평등행동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을 요구했다.
지상층 이주 가구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긴 가구는 1만244가구였고, 민간 전월세 주택으로 이동한 가구는 1152가구였다. 공공임대 이주 중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통한 사례는 1203가구에 불과해 상당 부분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급에 의존했다. 재난불평등행동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5000호를 넘었던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적이 오세훈 시장 취임 뒤 계속 줄어 올해 2084호에 그친 점을 이주 지원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2022년 8월 8일과 9일 발생한 참사 뒤 오 시장은 반지하 주택을 순차적으로 없애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서울시는 같은 해부터 반지하 가구가 지상 민간주택으로 이주하면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는 특정바우처를 운영했지만, 지원 대상은 2022년 8월 9일 당시 거주자로 제한됐다. 이후 반지하에 들어온 가구는 대상에서 빠지며, 기존 세입자가 이주한 자리에 주거비가 저렴한 집을 찾는 다른 취약계층이 다시 입주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관련 예산도 30억4600만원으로 전년 38억4000만원보다 줄었다.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시설 설치도 임대인 등의 비협조로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침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반지하 주택 가운데 22.2%에는 동의를 받지 못해 물막이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재난불평등행동은 침수 위험 지역으로 인식돼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임대인의 우려가 시설 설치를 가로막고 있지만 서울시가 별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위험 방지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재해위험개선지구를 지정하는 등 서울시가 적극적인 행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