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참사 4년, 주거 안전 대책 제자리
핵심 요약
반지하 폭우참사 4년이 지났지만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과 이주 대책은 제자리다. 시민사회단체 39곳은 공공임대 확대와 최저주거기준 개선,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기후재난의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며 정부와 서울시의 근본 대책을 촉구했다.
2022년 8월 반지하 폭우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주거취약계층의 안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지하에서 다른 거처로 옮긴 가구는 극히 일부에 그쳤고, 가난한 이들에게 반지하는 여전히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거지로 남아 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축소되는 가운데 침수 위험이 있는 반지하 상당수에는 물막이판도 설치되지 않아 폭우와 폭염에 취약한 주거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39곳은 지난 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희생자 추모와 기후정의·주거권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최저주거기준 개선,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중단과 공공성 강화, 기업 이익보다 기후정의를 앞세운 정책, 이윤 중심 에너지 정책을 벗어난 정의로운 전환도 요구안에 담았다.
참가자들은 같은 폭염과 폭우라도 반지하·옥탑·쪽방·고시원 거주자가 더 직접적인 위협에 놓인다며 기후재난의 피해가 평등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대철 동자동사랑방 주민활동가는 취약계층이 기후위기의 피해를 먼저 입는다며 폭염과 폭우에 안전한 집을 요구했다. 김가원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도 기록적인 집중호우 이후 5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난한 이들이 가장 위험한 자리에 놓인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참사가 발생했던 관악구조차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다며 집값 하락을 우려한 임대인의 반대가 최소 안전시설 확충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미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은 반도체·인공지능 산업과 개발사업에는 전력·용수·토지가 우선 배분되는 반면 취약 거처 대책은 에너지바우처와 무더위쉼터 등 임시 조치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참가 단체들은 서울시와 정부가 보여주기식 대책을 멈추고 안전한 주거를 생존의 조건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