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정치인 나데즈딘 러시아 떠나…선거길도 막혀
핵심 요약
반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이 러시아를 떠나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의 출국 사실을 공개했다. 외국 대리인 지정과 극단주의 상징물 표시 혐의 처분으로 9월 국가두마 선거 출마 자격을 잃었다. 2024년 대선 도전에 이어 의회 진출까지 좌절되면서 러시아 내 상징적인 정치 활동도 제약을 받게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해온 러시아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3)이 러시아를 떠났다. 나데즈딘은 3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촬영한 영상을 텔레그램에 공개해 자신이 살아 있고 자유로운 상태지만 당분간 러시아에 머물지 않는다고 밝혔다. 향후 거취와 활동 방향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출국은 당국의 잇단 처분으로 오는 9월 국가두마 선거 출마가 무산된 뒤 이뤄졌다. 러시아 법무부는 지난달 나데즈딘을 추가 감시와 사회적 낙인이 따르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했다. 법원은 7월 ‘극단주의 상징물 표시’ 혐의로 13달러의 벌금형도 선고했다. 2023년 공개된 온라인 영상에 사망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이 잠시 나온 것이 문제가 됐으며, 나데즈딘은 혐의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나데즈딘은 2024년 대선에서 전쟁 종식을 내걸고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하려 했다. 출마에 필요한 수천 명의 서명을 모았지만, 러시아 대법원은 제출 서명 가운데 9000여 명분이 무효라며 투표용지 등재를 허용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형식적인 경쟁자들과 맞붙어 5번째 임기를 확보했다. 1990년대 정부에서 세르게이 키리옌코 당시 총리의 보좌역을 맡았던 나데즈딘은 이후 의원을 지냈고 최근까지 지방의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올해 초 국가두마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외국 대리인 지정 이후에도 상징적인 정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으나, 경찰의 일시 구금과 기소가 뒤따랐다. 해외 이주를 검토하면서도 출국 금지 상태였던 만큼 이번에 금지가 해제됐는지, 금지 중 출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쟁 장기화와 연료 부족, 경제적 부담 속에서 반대 목소리에 대한 단속은 강화되고 있다.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의회 지배력 유지를 꾀하는 가운데 공산당 등 경쟁 정당도 주요 현안에서 크렘린과 같은 방향으로 표결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