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간호사 ‘태움’ 비극, 구조 개선 요구
핵심 요약
2026년 또 한 명의 20대 간호사가 병원 내 괴롭힘과 퇴사 후 우울증을 겪은 끝에 숨졌다. 정부의 엄벌 지시와 수사가 시작됐지만 개인 처벌만으로는 반복되는 태움 문제를 끊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호사 담당 환자 수 법제화와 교육전담간호사 정착 등 병원 인력·교육 체계의 개선이 요구된다.
2026년 또 한 명의 20대 간호사가 병원 내 괴롭힘인 이른바 ‘태움’을 견디지 못한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퇴사한 뒤에도 우울증을 겪었고 여러 차례 삶을 포기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과 2019년, 2021년에 이어 유사한 비극이 되풀이되면서 병원 조직의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으로 규정하고 엄정한 처벌을 지시했으며, 관련 기관도 신속히 수사에 착수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인 경위와 책임 소재를 밝히는 일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특정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징계에만 머물 경우 폭력을 낳은 조직 문화와 근무 체계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병원은 작은 실수가 환자의 생명과 연결되는 긴장도 높은 업무 현장이지만, 신규 간호사 교육은 체계적인 지원보다 선배 간호사 개인에게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식사 시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배는 환자 업무와 후배 교육, 실수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떠안는다. 이런 도제식 교육은 폭언과 과도한 통제로 변질되기 쉽고, ‘일을 잘한다’거나 과거에도 같은 방식으로 배웠다는 이유로 괴롭힘이 묵인되면서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재발을 막으려면 조사 범위를 개인의 행위뿐 아니라 병원 경영진과 조직 운영 전반으로 넓혀야 한다. 과중한 노동과 교육 책임이 현장 간호사에게 전가됐는지, 병원이 반복된 폭력을 알고도 방치했는지를 함께 규명할 필요가 있다.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으로 정하고 업무와 교육을 분리하는 교육전담간호사 제도를 정착시키는 방안도 과제로 제시됐다.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더해 인력·교육 체계를 바꾸지 못하면 다른 병원에서 같은 희생이 반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