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자율신경 증상, 걸음에서 찾은 파킨슨병 단서
핵심 요약
원인을 찾지 못한 70대 환자에게서 좁은 보폭과 한쪽 팔의 흔들림 감소가 확인됐다. 자율신경기능 검사와 신경계 진찰을 통해 초기 파킨슨병을 의심할 단서가 드러났다. 도파민 약물치료 후 보행장애와 통증·두근거림 등 자율신경 증상이 함께 완화됐다.
전신 통증과 무력감, 두근거림, 호흡곤란, 급격한 혈압 상승을 반복하던 70대 여성이 미세한 보행 변화를 계기로 초기 파킨슨병을 의심받았다. 수개월 동안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거듭하며 외출까지 어려워졌지만, 기존 검사에서는 뚜렷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진료실에서 다시 살핀 좁은 보폭과 한쪽 팔의 줄어든 흔들림이 진단의 결정적인 실마리가 됐다.
환자는 혈액검사와 심장·폐 기능검사, 여러 영상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나오지 않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았으나 큰 변화가 없었다. 증상은 한 번 나타나면 한두 달에서 길게는 석 달 가까이 지속됐고,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이후 비디오안진검사와 뇌혈류초음파, 심박변이도 검사에서는 자율신경기능 이상을 시사하는 객관적 변화가 확인됐다.
파킨슨병은 손 떨림이 대표 증상으로 알려졌지만, 혈압 변동과 두근거림, 변비, 배뇨장애, 원인을 알기 어려운 통증 같은 자율신경 증상이 운동 증상보다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검사만으로 원인이 드러나지 않아 스트레스나 노화, 성격 문제로 해석되거나 여러 진료과를 거친 뒤 뒤늦게 진단되기도 한다. 이 환자 역시 보호자도 알아차리지 못한 작은 보행 변화가 질환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파민 약물치료를 시작한 뒤 환자의 보행장애는 점차 나아졌고, 반복됐던 전신 통증과 두근거림, 힘 빠짐 등 자율신경 증상도 함께 완화됐다. 다만 자율신경 이상은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과 자가면역질환, 편두통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 파킨슨병을 뜻하지는 않는다. 검사 결과에만 머물지 않고 반복되는 증상과 신경계 진찰에서 포착한 변화를 함께 연결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