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에너지 위기, 산업 체질 개선 과제로
핵심 요약
에너지 위기의 반복에 대비해 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수요 억제와 비축유 활용, 생산 증대, 연료 전환을 아우르는 단계별 대응 체계가 제시됐다. 세제지원과 고효율 제품 보조금, 교통수단 전동화가 한국의 주요 정책과제로 꼽혔다.
반복되는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려면 가격과 물량을 관리하는 단기 대책을 넘어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산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6일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에게 의뢰한 ‘해외 에너지 위기 대응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하고, 에너지 효율 향상과 에너지 전환, 산업 재편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가 회원국 정책을 평가해 2014년 제시한 비상 대응 체계인 수요 억제, 비축유 활용, 생산 증대, 연료 전환 등 4대 축을 정책 설계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석유 소비를 줄이는 수요 억제가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꼽혔다. 주요국은 대중교통 이용 장려와 차량 5부제 등을 통해 급격한 유가 상승에 대응했으며, 이 체계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서도 주요 정책 사례로 거론됐다.
호르무즈 사태처럼 공급 차질이 심각할 때는 1~2단계 조치를 먼저 시행하고 사태가 길어지면 3단계 조치로 확대하는 방식이 국제적인 대응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금 인하와 함께 배터리·태양광 산업을 지원해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일본은 유류세 폐지와 구매 보조금으로 가격을 안정시키고, 대만은 국영기업이 유가 상승분 일부를 흡수하면서 고효율 가전 보급과 시내버스 전면 전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 필요한 과제로는 탈탄소 설비 전환 세제지원 강화, 고효율 제품 구매 지원,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E-나프타와 바이오나프타 생산설비 전환에 신성장·원천기술 수준의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고효율 가전 구매 보조금과 대중교통·상용차 전동화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권혁민 한국경제인협회 성장전략실장은 유사한 에너지 충격이 국내 경제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설비 전환 지원을 통해 석유 중심 산업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