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넘어 신뢰사회로 가는 과제
핵심 요약
반도체 호황으로 초과세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대규모 전략 투자를 추진한다. 추가 재원은 복지안전망과 성장잠재력 강화에 쓰되 미래 재정 수요와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비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과 재도전 안전망, 포용과 신뢰의 정치가 지속 가능한 선진국 진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성장의 결실을 미래 대응과 사회 구조 개혁으로 연결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하며 극심한 변동성과 시장 불신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초과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청년 지원, 미래 성장동력 확충, 지역균형발전, 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국세수입은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증가와 성과급에 따른 근로소득세 확대, 증권거래세 급증으로 당초 전망보다 5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기존 전망치 412조원보다 약 100조원 많은 5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가 재원은 복지안전망 강화와 성장잠재력 회복에 우선 배분하되 인구구조 변화로 늘어날 재정 수요와 반도체 호황의 둔화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국가재정법은 세계잉여금의 30% 이상을 국채 원리금 상환 등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지방 주도 성장 등 5대 성장 패러다임 전환,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중심의 3대 메가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향후 10년간 예정된 투자 규모는 1500조원 이상이다.
지난 50여 년의 압축성장이 경제적 성취를 이뤘지만 사회는 승자독식과 균열, 불안과 불신, 차별과 무기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사회가 닫힌 압축성장사회와 탈압축 개방사회를 지나 승자독식 균열사회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동체 가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세우고, 공정한 경쟁규칙과 재도전이 가능한 안전망, 차별 없는 포용, 신뢰에 기반한 숙의 정치가 지속 가능한 선진국 진입의 조건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