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편중 성장, 경제 전반 위축 우려…한은 '네덜란드병' 경고
핵심 요약
한국은행이 반도체 산업 쏠림이 '네덜란드병'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639조 원으로 추산되며, 시설 투자도 60%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반도체 장비 수입 의존도가 60%에 달하고, 성과가 대기업 고소득층에 집중돼 내수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반도체 산업으로의 자원 쏠림이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19일 발표한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 경제 파급 효과' 보고서에서 반도체 부문의 급격한 성장이 다른 산업의 인력과 투자를 흡수해 전체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이른바 '네덜란드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 추산치는 639조 원으로 지난해 91조 원의 7배에 달한다. 이는 두 기업을 제외한 국내 전체 상장사 올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 추산치 308조 원의 2배를 넘는 규모다. 또한 두 기업의 합산 시설 투자 규모는 지난해 75조 원에서 올해 120조 원으로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반도체 산업의 높은 수입 의존도를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다. 국내 반도체 제조 장비의 60%가 수입에 의존하는 반면, 다른 업종의 제조 장비 수입 비중은 2023년 기준 35%에 그친다. 이종웅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한국 상황이 당시 네덜란드와 다른 측면도 있지만, 반도체 부문으로 자원 집중이 심화하면 비슷한 구조적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반도체 성장에 따른 소득·자산 증가 효과가 대기업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내수 소비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법인세와 배당소득세 등이 늘어나더라도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라 세수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