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방세 재편 놓고 경기도·시군 충돌
핵심 요약
경기도가 반도체 법인지방소득세를 도세로 일부 전환해 재분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용인과 이천 등 기초단체는 기업 유치 노력과 주민 부담의 결실을 빼앗는 조치라며 반발한다. 경기도는 8월 세제 개편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며 논쟁은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가 반도체 기업의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도세로 바꿔 시·군에 다시 나누는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면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데 이어 국회와 정부에 기업 유치로 생긴 세수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제도 개편을 요구했다. 경기도 재정혁신 태스크포스는 국세인 법인세 일부를 광역단체에 배정하거나 법인지방소득세의 절반을 도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걸친 용인·화성·평택·이천의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는 최대 3조원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이천은 올해 1분기에만 5천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화성은 약 4천억원, 용인은 2천억원, 평택은 1700억원을 거뒀으며 삼성전자 실적 개선과 용인의 추가 생산시설 건설로 세수 기반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군은 지역 기업 법인세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지방소득세로 확보한다.
경기도가 개편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7조원대 부채와 취득세 감소가 있다. 취득세 수입은 2022년 11조원에서 지난해 8조2천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약 8조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 세수가 늘어도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불교부단체라는 점도 재정 압박을 키웠다. 경기도는 산업용 부지와 교통망, 용수·전력 공급에 비용을 부담하고 환경·교통 문제까지 감당하지만 관련 지방세는 시·군에만 귀속되는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인과 이천은 기업 유치와 기반시설 확충, 주민 불편 및 각종 규제를 감내한 대가를 도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업황 부진 때 세수가 사라지는 위험도 시가 부담한다고 지적했고, 성수석 이천시장은 기초단체와의 사전 협의를 요구하면서 공동 이익 사업과 연계한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경기도는 8월 중 세제 개편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개편에는 국회 입법이 필요한 만큼 대규모 사업장 보유 여부와 지역구 사정에 따라 전국 광역·기초단체 사이의 이해 충돌로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