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금 공백에 공사채 조달 여건 급랭
핵심 요약
반도체 대기업의 채권 투자 축소 가능성이 확산하며 공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했다. 한전 등 주요 공사채의 발행금리가 민평을 웃돌고 일부 조달 규모도 축소됐다. 유통시장 가격과 스프레드에 부담이 예상되지만 반도체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사채 발행 여건이 이번 주 들어 빠르게 악화했다. 크레디트 채권의 주요 매수 주체로 부상했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이 주주환원 확대를 앞두고 신규 채권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난주까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발행되던 초우량 공사채마저 가산금리를 부담하거나 조달 규모를 줄이는 상황이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는 당초 5천억원 안팎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축소해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금리는 각각 4.00%, 4.22%, 4.41%로 민간채권평가사 3사 평균보다 7.6bp, 7.9bp, 7.6bp 높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 2년 6개월물 1천400억원은 3.98%로 민평보다 1bp 높았고, 인천교통공사 3년물 200억원은 4.31%로 약 10bp 높게 결정됐다.
지난주 한전채 2년 9개월물 2천900억원과 3년물 7천800억원은 각각 4.065%, 4.105%에 발행돼 민평보다 6bp와 2bp 낮았다. 주택금융공사도 지난 6일 2년물 5천억원을 민평보다 2bp 낮은 3.773%에 조달했다. 반면 평택도시공사 1년물 800억원과 2년물 200억원은 각각 3.928%, 4.206%로 발행됐으며 민평 대비 가산금리는 약 14bp와 12bp까지 벌어졌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뒤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이내에서 추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검토하는 가운데 채권 매수 여력이 당분간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발행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이 유통시장에 나오면 공사채 가격 하락과 국고채 대비 금리 차 확대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반도체 기업의 현금이 계속 쌓이는 만큼 투자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한 뒤 크레디트 시장에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