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가격 담합 혐의 법인·임직원 기소
핵심 요약
반도체 소재 업체 A사와 전·현직 임직원 5명이 3476억원 규모의 가격·거래 조건 담합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범죄수익 12억2000만원을 확보하기 위한 A사 부동산 추징보전 신청을 인용했다. 반도체 소재·부품 시장의 담합 의혹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은 공소 유지와 수익 환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3일 반도체 소재 업체 A사 법인과 전·현직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5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0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경쟁업체들과 본딩와이어와 솔더볼의 납품 가격 및 거래 조건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된 거래 규모는 본딩와이어 3069억원과 솔더볼 407억원을 합쳐 총 3476억원이다.
A사는 금 등 원자재 비용이 오르고 시장 경쟁이 심화해 수익성이 나빠지자 경쟁사들과 납품 가격 인상을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처가 가격 인하를 요구할 때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금속선이며, 솔더볼은 반도체 칩과 회로 기판을 접합하고 전기 신호가 오가도록 하는 소재다.
검찰은 담합으로 A사가 취득한 범죄수익을 12억2000만원으로 산정하고 회사 소유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7월 31일 신청을 인용했다.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을 전제 범죄로 삼아 범죄수익 추징보전 결정을 받아낸 첫 사례다. 재판이 확정되기 전 관련 재산의 처분을 제한함으로써 향후 추징 절차에 대비하는 조치다.
반도체 소재·부품 시장을 둘러싼 수사는 올해 잇따랐다. 검찰은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엠케이전자와 엘티메탈, 덕산하이메탈을 상대로 SK하이닉스 등에 공급되는 소재의 납품 가격과 물량 담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7월 15일에는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 가격 담합 혐의와 관련해 몬타지 테크놀로지,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램버스의 국내 사무소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10월 2일 이후 담합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공소 유지와 범죄수익 환수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