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이익 규모보다 설계 원칙이 먼저다
핵심 요약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은 주주의 위험과 투자 보상을 고려해 초과 성과 범위에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 호황과 임직원의 노력을 구분하고 사업부 실적뿐 아니라 개인별 기여도를 평가해야 한다. 성과급 재원과 계산식, 평가 기준을 직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둘러싼 쟁점은 지급액의 많고 적음에만 있지 않다. 주주가 부담한 위험과 투자 보상, 실적에 작용한 노력과 운, 사업부 및 개인별 기여도,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의 이익을 구성원과 나누더라도 주주가 손해를 감수할 정도로 성과급을 먼저 배분하는 구조는 주식회사의 보상 원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직원은 이미 일한 부분의 보수를 채권자나 주주보다 먼저 받고, 채권자가 그다음 순위에 놓이며 주주는 남은 몫을 받는 가장 후순위의 이해관계자다. 그만큼 주주는 큰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회사가 높은 이익을 내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보다 주주의 실제 몫과 연결되는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살피고, 투자금에 대한 최소 보상으로 제시된 10~15%를 넘어선 초과 성과를 직원과 나누는 방식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두 회사가 거둔 높은 실적에는 임직원의 노력과 인공지능 열풍에 따른 특정 제품 수요 급증이 함께 작용했다. 보상 과정에서는 같은 업종의 TSMC나 인텔과 실적을 비교해 시장 환경의 영향과 기업 고유의 성과를 구분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사업부 실적만으로 보상을 정하면 성과가 높은 반도체 부문의 저기여 직원이 성과가 낮은 가전 부문의 고기여 직원보다 더 받는 상황도 생길 수 있어 개인별 평가 강화가 필요하다.
산정 기준을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일도 남은 과제다. SK하이닉스는 과거 직원 반발 이후 영업이익의 10%를 활용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제도를 바꿨고, 삼성전자에서는 성과급 기준으로 쓰인 경제적부가가치(EVA)의 구체적인 계산법이 직원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보상 재원과 계산식, 사업부 및 개인 평가 기준을 상세히 제시해야 불필요한 논란과 조직 내 갈등을 줄이고 기업문화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