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근로시간 유연화, 정부·업계 시각차
핵심 요약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도체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로 충분하다고 보지만 업계는 연구 연속성과 장기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다. 2024년부터 이어진 근로시간 유연화 논쟁이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추진과 맞물려 다시 부각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연구개발 인력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메가특구 조성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현행 특별연장근로만으로도 필요한 근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근로시간 예외 없이도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고 경쟁국에 뒤처진 상황도 아니라는 인식도 내놨다.
김 장관은 특별연장근로를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활용할 수 있지만 기업의 신청은 거의 없었다는 점을 짚었다.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가 산업 경쟁력 확보에 반드시 필요한 방안으로 과도하게 부각됐다는 문제의식이다. 반면 업계는 연구개발 업무에 필요한 집중력과 연속성이 현행 규제로 약화될 수 있다며, 당장의 수익과 별개로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근로시간 유연화는 2024년 11월부터 반도체특별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국민의힘은 같은 달 일부 직군에서 노사 합의를 거쳐 주 52시간제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도 정부·기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연구개발의 연속성을 이유로 적용 제외 검토를 요청했다. 다만 반도체 분야에만 예외를 허용하면 다른 첨단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정부와 업계의 견해차는 호남권 메가특구 구상과 맞물려 다시 정책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기존 제도의 실제 활용을 우선 살펴야 한다는 태도인 반면, 업계는 중국 기업이 기술 격차를 좁히고 미국·일본·대만 기업이 시간 제약 없이 연구개발에 나서는 경쟁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논의에서는 특별연장근로 활용으로 대응할지,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도입할지가 주요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