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냉미녀 천여리에 인간미를 입히다
핵심 요약
박은빈이 ‘오싹한 연애’에서 화려하고 차가운 재벌 상속녀 천여리로 변신했다. 천여리의 냉정한 외양에는 타인을 보호하려는 마음과 귀신을 보는 능력에서 비롯된 결핍이 숨어 있다. 드라마는 2회 만에 시청률 5%를 넘기며 박은빈과 양세종의 코미디 호흡으로 초반 반응을 끌어냈다.

tvN 토일 드라마 ‘오싹한 연애’에서 박은빈은 호텔 최고경영자이자 재벌 상속녀인 천여리로 분해 기존의 친근한 이미지를 벗는다. 천여리는 손이 닿은 상대에게 귀신을 보는 불행을 옮기는 능력 때문에 세상과 거리를 둔 인물이다. 진한 화장과 화려한 의상, 액세서리, 고급 차량으로 외형을 완성한 박은빈은 차갑고 까칠한 태도 뒤에 숨은 외로움과 결핍까지 세밀하게 풀어낸다.
천여리는 열혈검사 마강욱을 연기하는 양세종과 얽혀 억울한 사연이 담긴 사건들을 해결하고, 굳게 닫았던 마음도 조금씩 연다. 사람을 밀어내는 모습에는 타인을 귀신이 보이는 불행에 빠뜨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겼다. 재벌이라는 신분과 명품으로 두른 외양 역시 계층의 차이를 과시하는 장치가 아니라 접촉을 막고 자신을 보호하는 갑옷으로 기능한다. 냉정한 겉모습 안에는 사람을 향한 애정과 올바름을 추구하는 마음이 자리한다.
박은빈은 ‘무인도의 디바’와 ‘스토브리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에서 결핍과 역경을 이겨내는 친근한 인물을 주로 맡아왔다. 순간 이동 능력자가 된 ‘원더풀스’에서도 장난스럽고 다소 허술한 코미디를 선보였다. 사이코패스 살인마 의사를 연기한 ‘하이퍼나이프’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변화의 폭을 넓혔지만, 인물의 인간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연결하며 낯섦을 줄였다.
작품은 4회까지 20%를 넘긴 SBS ‘김부장’과 토요일 편성이 겹치는 여건에서도 2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했다. 귀신을 처음 보기 시작한 상황을 비롯한 코미디 장면에서는 박은빈과 양세종의 호흡이 두드러진다. 귀신을 보는 설정을 활용한 작품이 꾸준히 등장해 온 가운데, ‘오싹한 연애’가 초중반의 흐름을 끝까지 유지하며 차별화된 귀신 드라마로 자리 잡을지가 남은 관전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