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에 밀려난 서울 보행자의 안전
핵심 요약
서울 보도에서 보행자와 자전거·전동킥보드·배달 오토바이의 동선이 충돌하고 있다. 어린이와 고령자, 장애인, 유모차 이용자는 혼재 통행과 무질서한 주차에 더 큰 위험을 겪는다. 단속과 주차 관리 강화뿐 아니라 끊김 없는 전용 이동로 구축이 필요하다.
서울 도심 보도가 걷는 사람만의 공간으로 기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광화문에서는 이동을 서두르는 직장인과 사진을 찍으려 멈춰 선 관광객이 뒤섞이고, 강남대로의 넓은 보도에도 직장인·학생·쇼핑객 사이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파고든다. 배달 오토바이까지 통행로에 올라오거나 보행 구간을 막아 서면서 보행자는 앞뿐 아니라 좌우와 뒤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혼잡한 대로뿐 아니라 주택가의 조용한 골목에서도 배달 오토바이가 보도로 진입한다. 아침과 저녁에는 달리는 사람도 늘어 좁은 길 위에서 보행자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이동 주체가 한꺼번에 만난다. 특히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어린이, 뒤에서 오는 자전거 소리를 듣기 어려운 고령자, 유모차를 미는 보호자와 휠체어 이용자에게 이런 혼재는 불편을 넘어 직접적인 위험이 된다.
현행 규정상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는 원칙적으로 보도를 달릴 수 없고, 자전거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자전거도로 또는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보도 주행이 허용된 경우에도 보행자가 우선이다. 그러나 자전거도로가 한 구간 뒤 갑자기 끊기고, 차도에서는 버스와 트럭을 마주해야 하는 도로 구조가 이용자들을 보도로 밀어낸다. 2024년 전국에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가 관련된 교통사고는 2,232건, 사망자는 23명이었다.
무질서한 주차도 통행 안전을 떨어뜨린다. 점자블록 위에 놓인 킥보드는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막고, 좁은 보도를 가로막은 오토바이는 휠체어 이용자나 유모차를 차도로 내몰 수 있다. 대여업체의 반납 절차 강화와 방치 기기 신속 수거, 배달 과정의 속도 압박 점검, 학교·지하철역·상업지역 단속이 함께 요구된다. 여기에 중간에 끊기지 않는 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 전용로가 갖춰져야 보도의 우선권을 보행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