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리츠 60년의 전복, 금빛 자화상으로 마침표
핵심 요약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60여 년 작품 세계를 망라한 개인전이 세화미술관에서 열린다. 초기 절편 회화부터 역전 회화, 아내 엘케와 자신을 담은 금빛 말년작까지 46점이 공개된다. 생존 작가의 개인전으로 기획된 전시는 4월 30일 타계 이후 첫 미술관 회고전이 됐다.
독일 화가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의 60여 년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 13일 서울 세화미술관에서 개막한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마지막 해인 2026년 작품까지 회화·드로잉·조각 46점을 선보이며, 이 가운데 39점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다. 국내 미술관 개인전으로는 2007년 이후 19년 만이며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형상을 분절한 1966년작 ‘나뉜 소 두 마리 I’에서 출발해 1969년 시작된 ‘역전 회화’의 흐름을 짚는다. 바젤리츠는 사람과 나무, 독수리를 거꾸로 배치해 대상의 정체나 서사보다 색채와 붓질, 물감의 질감과 화면 구조를 먼저 보게 했다. 2023년작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에서는 독일의 상징인 독수리를 푸른 화면 아래로 추락시키며 전쟁과 분단의 기억을 다시 끌어냈다.
후반부에는 1962년 결혼해 60여 년을 함께한 아내 엘케 크레치머와 화가 자신의 노년이 중심에 놓인다. 높이 3m의 ‘프랑스에서의 엘케 II’(2019)는 검은 화면에 분홍색과 회색 물감을 흩뜨려 희미해지는 몸을 표현했다. 2000년대의 ‘리믹스’ 연작에서는 젊은 시절 그렸던 영웅과 숲, 신발을 다시 해석했다.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앞에는 스물일곱 살의 자신을 되짚은 높이 3.4m의 검은 조각 ‘1965’(2024)가 설치됐다.
전시의 종착점인 ‘골드 페인팅’에는 죽음을 앞둔 화가의 작업 변화가 담겼다. 올해 완성한 ‘그보다 더’는 금박 화면 위에 자신과 엘케의 몸을 몇 가닥 선처럼 남겼다. 말년에는 대형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그려 바퀴와 도구 자국까지 화면의 일부가 됐다. 지난 4월 초 서울에서 온 전시팀과 만난 그는 약 3주 뒤인 4월 30일 타계했고, 생존 작가의 개인전으로 준비된 자리는 타계 후 첫 미술관 회고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