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리츠 60년 실험과 유작, 세화미술관에
핵심 요약
바젤리츠의 60년 작업을 아우르는 46점이 세화미술관에 전시됐다. 작가의 별세로 이번 전시는 사후 회고전이 됐으며 ‘골드 페인팅’은 마지막 작품으로 남았다. 분절과 역전, 반복과 재해석으로 이어진 회화적 실험을 12월 27일까지 만날 수 있다.
독일 신표현주의를 대표한 게오르그 바젤리츠(1938~2026)의 약 60년 예술 세계가 세화미술관에서 펼쳐진다. 1960년대 초기작부터 생애 말기의 회화·드로잉·조각까지 모두 46점이 전시장에 나왔다. 국내 미술관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19년 만이며, 출품작의 보험가액은 약 1500억원이다.
미술관은 1년 넘게 작가의 스튜디오와 준비를 이어가며 지난 4월 독일에서 인터뷰를 촬영했다. 바젤리츠가 약 3주 뒤인 4월 30일 별세하면서 전시는 사후 회고전이 됐고, 금빛 화면에 가늘고 끊어질 듯한 인물을 담은 두 점의 ‘골드 페인팅’은 마지막 작업으로 남았다. 영원성을 연상시키는 금색과 사라져 가는 육체의 형상이 맞물리는 전시의 종착점이다.
1938년 독일 작센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의 폐허와 독일 분단을 겪었다. 동베를린에서 퇴학당한 뒤 서베를린으로 옮겼지만 동독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서독의 추상미술 어디에도 기대지 않았다. ‘나뉜 소 두 마리 I’(1966)에서 형상을 자르고 어긋나게 한 ‘절편 회화’를 시도했고, 1969년부터 대상을 뒤집었다. 분절과 역전은 역사적 기억과 회화의 물질성, 구상과 추상의 긴장을 함께 드러내는 조형 언어가 됐다.
바젤리츠는 같은 소재를 되풀이하면서 제작법을 바꿨다. 아내를 그린 ‘프랑스에서의 엘케 II’(2019)는 두 캔버스를 맞대 이미지를 옮기는 전사 기법으로 늙어가는 몸과 시간을 담았다. ‘에켈리’(2004)의 다리와 숲, ‘나중에 구두가 발견되었다’(2023)의 뒤집힌 독수리는 손발과 독수리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보여준다. ‘도약(리믹스)’(2007)은 1960년대 ‘영웅’ 연작을 밝은 색과 빠른 붓질, 여성용 구두로 새롭게 해석했다. 작품은 아트페어에서 20억~30억원대부터 거래되며, 전시는 12월 27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