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낸 라인강, 독일 물류비·생산 압박
핵심 요약
라인강 수위가 1880년 공식 관측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선박 적재량 축소로 휘발유 운송비가 리터당 최대 11센트 늘고 산업생산 감소 우려가 커졌다. 도나우강과 원전 냉각수 공급까지 영향을 받았지만 저수위 대응 선박은 12척에 불과하다.
유럽 산업의 핵심 수로인 라인강 수위가 1880년 공식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북해까지 6개국을 거쳐 약 1300㎞를 흐르는 라인강은 연간 3억t의 화물을 운반한다. 강변에 철강·화학·에너지 대기업이 밀집한 만큼 저수위 장기화가 물류망 차질과 산업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뒤스부르크 항구에서는 대형 선박의 화물을 소형 선박과 철도, 트럭으로 옮기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구간의 수심이 1.2m에 그치자 선박들은 화물의 3분의 2를 내려놓고 운항한다. 평소 5000t을 운송하던 네덜란드 선박업자 빌마 반 잉겐의 화물선도 적재량을 1200t으로 줄였다. 연간 화물 1억t 이상과 선박 2만척 이상을 처리하는 항구의 마르쿠스 방엔 최고경영자는 현재 작업이 한계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운송 제약은 가격과 생산 지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라인강으로 운반되는 휘발유 가격에는 리터당 최대 11센트가 추가됐다. 저수위가 한 달 동안 이어지면 독일 산업생산이 약 1%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018년 가뭄 당시 독일 전체 생산량은 0.3% 줄었다. 거시경제 전문가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라인강을 독일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심장부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저수위 피해는 도나우강으로도 번졌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이 강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군함 잔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헝가리와 루마니아는 원전 냉각수 부족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려 가정과 기업에 절전을 요청했다. 라인강 화물선 약 8000척 가운데 저수위 대응 선박은 12척뿐이다. 전용 선박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알프스 적설량 감소와 기록적인 폭염이 겹쳐 앞으로 수 주간 수위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