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저수율 25.9%…농업용수 확보 비상
핵심 요약
밀양의 농업용수 저수율이 25.9%로 떨어져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 살수차와 양수펌프, 남천강 취수 등을 동원한 24시간 비상 급수가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는 가운데 용수 확보를 둘러싼 농민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폭염이 지나간 뒤에도 긴 가뭄이 이어지면서 경남 밀양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밀양은 지난 5일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갔으며, 농업용수 저수율은 평년 74.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9%까지 떨어졌다. 9일 무안면 백안마을 들판에서는 농민들이 말라가는 논과 물꼬를 거듭 살피며 부족한 용수를 확보하는 데 애를 태웠다.
경상권 내륙에 한때 비가 예보됐지만 9일 밀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전날 내린 비도 논에 물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8일 강우량은 합천 11.5㎜, 진주 0.3㎜, 밀양 0.2㎜에 그쳤다. 경남 18개 시군의 평균 농업용수 저수율도 평년 70.8%보다 크게 낮은 35%에 머물렀다. 창원은 28.4%로 심각 단계 진입을 앞뒀으며, 비상대응 단계에 들어가지 않은 지역은 함양이 유일하다.
가뭄 심각 단계는 30년 평년치와 비교한 저수율이 40% 이하일 때 적용되는 극심한 가뭄 수준이다. 밀양시는 저수율이 5% 아래로 내려간 상남면 무량원 저수지를 비롯한 시 전역에 8t·16t 살수차 25대와 양수펌프 10대를 긴급 배치해 논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무안면 백안마을 주변에서는 남천강 물을 끌어올려 하루 24시간 농업용수를 보내는 비상 급수체계도 운영 중이다.
물 부족이 길어지면서 농민 사이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하류 농지 소유자들은 상류에서 용수를 지나치게 사용한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농민은 먼저 물을 대기 위해 자정이나 새벽 4시에도 물꼬를 확인하고 있다. 물길을 막거나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주민 간 언쟁도 벌어지고 있다. 경남에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추가 비 소식이 없고, 폭염과 가뭄으로 자연 증발량까지 늘어 저수율 감소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