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토지개방 구상, 상원서 제동
핵심 요약
아르헨티나 상원이 외국인의 농촌 토지 매입 제한을 없애는 조항을 삭제했다. 규제 유지에 찬성한 응답이 77%에 달했고 의회 앞에서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밀레이 정부의 시장 자유화 구상이 정치적 한계에 부딪혔지만 재추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추진한 외국인 농촌 토지 소유 규제 완화 구상이 상원 심의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상원은 지난 7일 ‘사유재산 불가침 법’을 찬성 37표, 반대 33표로 통과시켰지만 외국인의 농촌 토지 매입 제한을 없애는 조항은 삭제했다. 법안은 해당 조항이 빠진 채 하원 심사로 넘어갔다.
정부는 2011년 제정된 농촌토지법의 제한을 사실상 철폐해 외국자본을 유치하려 했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소유할 수 있는 농촌 토지의 비율을 국가 전체뿐 아니라 각 주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각각 15%까지로 묶고 있다. 페데리코 스투르세네거르 규제·국가개혁 장관은 이 법을 폐지하면 약 150억달러, 한화 약 21조2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정부 계획은 국민 여론과 큰 차이를 보였다.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 1천400명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의 토지 매입 제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7%에 달했고, 철폐에 동의한 비율은 16.7%에 머물렀다. 상원 표결을 전후해서는 겨울비 속에서도 수천 명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의회 앞에 모여 항의했으며,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충돌도 발생했다.
반대 진영은 농촌 토지가 투자자산에 그치지 않고 국경과 수자원, 산림, 광물 등 전략자원에 맞닿아 있어 국가 주권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핵심 완화 조항이 삭제되면서 밀레이 대통령이 밀어붙여 온 시장 자유화 개혁이 의회와 여론의 한계를 드러낸 첫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정부가 정책 자체를 공식적으로 접은 것은 아니어서 별도 법안이나 수정안을 통해 규제 완화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