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무패 재킷' 지키려 월드컵 결승 불참…트럼프·스페인 국왕은 참석
핵심 요약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무패 재킷' 의식을 지키기 위해 월드컵 결승 불참을 결정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참석한다. 아르헨티나 축구 문화의 '카발라'와 과거 메넘 대통령의 '무파' 사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0일(한국시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 불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경기장을 찾는 것과 대조적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 올리보스 대통령 관저에 남아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시청할 예정이다.
밀레이 대통령이 결승전 직관을 포기한 이유는 외교 일정이나 정치적 갈등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전 의식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의 일곱 경기를 모두 관저에서 지켜봤고, 대표팀이 전승을 달리자 마지막 경기에서도 장소와 방식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특히 국영 에너지 기업 YPF 로고가 붙은 두꺼운 재킷을 한여름에도 벗지 않고 입었으며,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 더위를 참지 못해 잠시 재킷을 벗었다가 실점하자 곧바로 다시 입고 지퍼를 단단히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축구 문화에서는 승리를 기원하는 개인적 의식을 '카발라'라고 부른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자리에 앉는 등의 반복 행동이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신념으로 자리 잡는다. 정치인에게는 더 예민한 기억도 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카를로스 메넘 대통령이 대표팀을 방문한 후 개막전에서 패배했고, 이후 '무파'라는 불길한 꼬리표가 붙어 현직 대통령의 월드컵 경기장 방문이 사실상 금기시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정상 외교보다 관저의 소파와 재킷을 선택했다. 경기장에 가지 않아 비판받을 가능성보다 자신이 움직여 대표팀의 흐름을 깨뜨렸다는 원망을 더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표팀 캠프는 대통령 방문과 의전 없이 평소 일정을 유지하며, 밀레이는 관저에서 한 명의 열성 팬으로 남는다. 아르헨티나가 우승하면 그의 재킷은 새로운 월드컵 부적이 되고, 패한다면 일곱 번 이어진 의식도 결승에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