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방어에 원화 안정 기대 확산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의 엔화 방어 공조로 원·달러 환율의 1300원대 진입 기대가 커졌다. 경상수지 흑자와 SK하이닉스 ADR 자금 환전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전 효과 소진과 미국 금리, 엔 캐리 청산 변수로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환율 공조를 계기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가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동반 약세로 번지는 흐름을 제어할 여건이 마련되면서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부담도 줄었다. 환율 안정이 이어지면 한국은행은 금리 결정 과정에서 물가와 성장, 가계대출 등 국내 변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보유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엔화 시장에 개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일 엔화 약세가 원화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통화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시장 개입을 공식 승인한 것은 아니지만, 원화를 직접 거론한 만큼 국내 당국이 정책 대응에 느끼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
이번 조치에는 미국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이해도 맞물려 있다. 일본이 엔화 가치를 방어하려고 보유 미 국채를 대거 처분할 경우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급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통화 저평가로 투자가 역내에 집중되는 흐름 역시 제조업 투자 유치와 무역수지 개선을 추진하는 트럼프 정부의 개입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내수 회복이 더딘 K자형 성장 속에서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과 양극화 우려를 겪어 왔다.
원화 수급 여건도 환율 하락 기대를 뒷받침한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최대 265억달러의 조달액 중 130억~165억달러가 환전돼 환율을 약 45~57원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정책과 수급에 따른 급락은 단기에 그친 뒤 되돌려질 수 있다. ADR 환전 효과 소진 이후의 수급, 미 연준의 금리 경로, 엔 캐리 청산에 따른 변동성에 따라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