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15년 만에 엔화 방어 공동 개입
핵심 요약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해 엔화 약세 방어에 나섰다. 개입 이후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5.2엔까지 내려가며 엔화 가치가 3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추가 개입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일본의 통화·재정정책이 엔화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남았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2026년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사실을 8월 2일 공식 확인했다. 양국이 함께 엔화 가치 조정에 나선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주요 7개국이 공조한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조치 이후 달러당 엔화 환율은 8월 3일 155.2엔까지 내려가며 엔화 가치가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은 달러화를 매도해 엔화를 사들였고, 미국은 유로화를 팔아 엔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무질서한 환율 변동에 맞선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공동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일본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8월 2일 달러당 원화 환율이 주간 거래를 1429.8원에 마쳤다.
공동 대응의 배경에는 40여 년 만에 나타난 기록적인 엔저와 양국의 경제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와 생활 물가가 급등했고, 미국은 달러 강세가 제조업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우려했다. 일본이 개입 자금을 확보하려고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할 경우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은 2024년 7월에도 5조5348억엔을 투입해 엔화 약세 방어에 나선 바 있다.
미국은 이번 개입 과정에서 해외 통화 당국이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하는 연방준비제도의 FIMA 레포 제도를 활용했다. 국채를 시장에 직접 매각하지 않고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 국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식이다. 공동 개입은 엔화의 가파른 하락세를 단기간 진정시켰지만,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과 정부 재정정책 같은 구조적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양국의 추가 개입 여부와 일본의 통화·재정정책이 향후 엔화 방향을 가를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