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탐색 협상…호르무즈 긴장 분수령
핵심 요약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놓고 탐색전 수준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미군 철수와 봉쇄·제재 해제, 피해 배상, 동결 자산 해제를 종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란 지도부 내 실용파와 강경파의 대립 속에 미국은 외교·경제·군사 수단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군 철수를 요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상황에 조용히 대처하면서 이란과 탐색전 수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검토했던 것과 달리 추가 군사 위협은 내놓지 않았고, 이란이 오만과의 해협 재개방 합의 발표를 늦추는 데에도 공개적인 분노나 좌절을 드러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물가상승률과 자금 부족을 겪는 이란의 경제 여건을 거론하며 미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란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77%로 집계됐다. 이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배상, 제재 철회 및 동결 자산 해제를 제시한 상태다.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이란을 위협하거나 이란 민족의 성스러운 가치를 모독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폈다. 이란 지도부에서는 경제 위기 대응과 대미 협상의 방향을 둘러싸고 실용파와 강경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진영은 경제 붕괴 우려를 완화하려면 미국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미국을 상대로 한 타협과 양보를 거부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같은 날 이란 사태가 초기 단계를 넘어 ‘게임의 중간’에 들어섰다며, 미국 국민에게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외교·경제·군사 수단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