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배상 공방에 호르무즈 협상 교착
핵심 요약
미국이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맞서 역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란은 위협 중단과 해상 봉쇄 해제, 피해 배상 등 6개 조건이 수용되기 전에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제유가 인하를 위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서두르는 미국의 계획도 양측 대립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전쟁 피해 배상 요구에 맞서 미국도 이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이 상호 배상 요구로 번지면서 조기 합의 가능성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협상 담당자에게 손해배상 요구를 새 협상 조건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배상 요구가 앞선 협상이나 회의에서 거론된 적이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배상 대상으로는 2000년 예멘에서 발생한 미 해군 구축함 콜 자살폭탄 테러 희생자와 이란과의 전투에서 숨진 미군의 유가족을 제시했다. 지난 50년 동안 이란이 살해한 수십만 명의 시위자 유가족에게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지난 8일 미국의 대이란 위협 중단, 해상 봉쇄 해제, 전쟁 피해 배상 등을 포함한 6개 항목을 호르무즈해협 개방 조건으로 내걸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튿날 미국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의 신속한 해협 재개방 구상과 이란의 선결 조건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 속도를 내며 지난 4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통해 합의가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내놨지만 10일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해협 개방을 서두르고 있으며, 핵 합의 없이 해협 개방만 이뤄져도 이란에서 철수하는 구상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의 일부 양보 가능성을 다급함으로 판단해 강경 기조를 강화하고 미국도 배상 요구로 맞서면서 협상 교착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