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하버드, 학점제 개편 엇갈린 선택
핵심 요약
미시간대 문리대는 2027년 가을부터 신입생 첫 학기 성적을 통과·미수료로 표시한다. 하버드대 인문과학대학은 A학점 비율을 수강생의 20%로 제한한다. 학생 부담 완화와 성적 변별력 강화를 둘러싼 대학가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주요 대학들이 학생의 학업 부담과 성적의 변별력을 놓고 서로 다른 학점제 개편에 나섰다. 미시간대학교 문리대는 2027년 가을 학기부터 모든 신입생의 첫 학기 성적표를 통과와 미수료로만 표시한다. 반면 하버드대학교 인문과학대학은 교수가 부여할 수 있는 A학점 비율을 전체 수강생의 20%로 제한하기로 했다.
미시간대 교수진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A, B 등급을 매겨 기록하지만, 이 결과는 장학금 대상자 선정 같은 학내 용도로만 활용된다. 외부에 제출되는 성적표와 평점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학교는 신입생의 성적 부담과 정신건강 문제를 덜고, 학생들이 학점 하락을 걱정해 어려운 강의를 피하지 않도록 선택의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학생회장 서밋 루스도 학생들이 새 방식을 대체로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 간소화의 교육적 효과를 둘러싼 견해는 엇갈린다. 심리치료사 조너선 알퍼트는 좋지 않은 평가에서 오는 실망을 견디고 다시 나아가는 경험 역시 성인이 되는 과정에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대학교 크리스 헐먼 교수는 통과·미수료 방식이 번아웃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상대평가 중심의 경쟁이 동기를 높이기보다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버드대는 지난 5월 A학점 상한안을 통과시키며 학점 인플레이션 억제에 무게를 뒀다. 2012~2013학년도에는 약 3명 중 1명이 A를 받았지만 2024~2025학년도에는 약 3명 중 2명으로 비율이 늘었다. 학교는 A가 흔해질수록 학업 성취도를 드러내기 어렵고 취업·대학원 진학 때 변별력도 약해진다고 봤다. 두 대학의 선택은 도전 기회를 넓히기 위해 실패의 부담을 낮출지, 좌절을 견디는 역량까지 교육할지를 둘러싼 상반된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