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삼청교육대 강제수용, 국가 배상책임 인정
핵심 요약
법원이 미성년자 시절 삼청교육대에 강제 수용된 A씨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위헌·무효인 계엄 포고에 따른 영장 없는 연행과 순화교육이 중대한 기본권 침해로 판단됐다. 위자료는 1500만원으로 정해졌으며 A씨는 지난달 6일 항소했다.
1980년 만 17세였던 A씨가 영장 없이 연행돼 삼청교육대에 수용된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 이회기 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3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도록 최근 판결했다.
A씨는 1980년 8월 4일 고향 친구들과 길을 걷던 중 특별한 이유 없이 부여경찰서로 강제 연행돼 유치됐다. 이후 육군 제2327부대가 운영한 삼청교육대에 입소해 순화교육을 받은 뒤 같은 달 19일 퇴소했다. 2007년에는 관련 심의위원회가 교육 중 발생한 상이와 후유증에 따른 노동력 상실을 인정해 일실수익 보상금 100여만원을 지급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사회악 일소와 순화교육을 내세워 1980년 7월 29일 삼청계획 5호를 입안했고, 같은 해 8월 4일 계엄 포고 제13호가 발령됐다. 군과 경찰은 이 조치를 근거로 체포·구속영장 없이 6만여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약 4만명은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돼 순화교육과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 포고가 헌법과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미성년자를 불법 구금한 조직적 인권 침해의 중대성, 육체적·정신적 고통, 이후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에서 겪었을 불이익, 유사 사건의 위자료 수준과 재발 방지 필요성을 함께 고려해 배상액을 정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6일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