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대사물질로 먹는 면역항암 후보 개발
핵심 요약
성균관대와 미시간대 공동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 대사물질 DHB를 이용한 경구용 나노 약물을 개발했다. 나노 에멀젼 제형은 생체이용률을 14.3배 높였고 여러 암 동물 모델에서 종양 감소를 이끌었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한 실험에서는 암 완치와 재발을 막는 면역 기억 효과가 확인됐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조영석 교수 연구팀과 미국 미시간대학교 제임스 문 교수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 대사물질을 활용한 경구용 나노 약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천연 물질인 3,4-디하이드록시벤조산(DHB)을 기반으로 ‘Prodrug 201’ 제형을 구현했으며,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암의 완치와 재발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DHB는 암 공격에 관여하는 CD8+ T세포의 생존을 촉진했다. T세포를 지치게 하는 당 분해 과정을 억제하는 동시에 줄기세포 특성을 유도해 면역세포가 장기간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DHB가 체내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나노기술을 적용하고, 올리브유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나노 에멀젼을 설계했다. 이 제형의 생체이용률은 기존보다 14.3배 높아졌다.
대장암과 흑색종, 유방암 동물 모델에 경구용 나노 약물을 투여하자 줄기세포성을 갖춘 T세포가 종양 부위로 대거 이동하면서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기존 anti-PD-1 계열 면역항암제와 병용한 실험에서는 암세포가 사라졌고, 이후 재발을 막는 면역 기억 능력도 형성됐다.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가 나타나고 전반적인 반응성이 낮았던 기존 면역항암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결과다.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이 면역력을 높이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이를 실제로 복용할 수 있는 약물 제형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 성과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면역항암제의 상용화를 뒷받침할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