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브라질 외교 충돌, 대사 비자 문제로 확산
핵심 요약
미국이 브라질의 대사 임명 승인 지연에 대응해 주미 브라질대사의 비자를 취소했다. 양국은 보수 진영에 대한 편파적 제도 운용과 남미 정치 개입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10월 브라질 선거와 전자투표 논란이 외교·비자 갈등의 핵심 배경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브라질의 외교 갈등이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티 주미 브라질대사의 비자 취소로 확대됐다. 미국 국무부는 4일 현지시간 브라질이 신임 미국대사의 임명 승인을 미룬 데 대한 상호주의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이 비오티 대사의 추방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브라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사로 지명한 다니엘 페레즈 전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의 공식 임명 승인을 수주째 보류하고 있다. 미국은 조속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요구하며 룰라 정부가 보수파를 검열하고 사법·행정 절차를 보수 진영에 불리하게 운용한다고 비판했다. 브라질은 미국이 보수 세력에 유리한 방향으로 남미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맞섰다.
비자 갈등은 지난달 브라질이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관계자 2명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본격화했다. 두 사람은 선거 관리 당국과 정부 관계자,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선거 공정성과 종교·표현의 자유를 논의하려 했다. 브라질은 10월 선거를 앞둔 방문에 정치적 악용 위험이 있으며 자국 전자투표 제도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미국은 선거 훼손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우파 대선 후보 플라비오 보우소나루가 제기한 전자투표 시스템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주장이 맞물려 있다. 플라비오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유사한 주장을 제기한 뒤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는 2022년 대선 패배 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과 징역 27년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가택 연금 상태다. 양국의 대립은 대사 승인과 비자 조치에 이어 선거 제도와 정치 개입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