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상점·호텔 거점 삼은 중국인 2명 구속
핵심 요약
인민해방군 출신 중국인 2명이 주한미군 정보 수집과 전투기 교신 도청 혐의로 구속됐다. 군사시설 촬영과 인적 포섭에 이어 고정 거점과 첨단 장비를 활용한 정보 수집 정황이 확인됐다.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넓힌 개정법은 시행 전이어서 이번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민해방군 출신 중국인 2명이 평택 주한미군사령부와 군산 군 공항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다 구속됐다. 한 명은 미군기지 앞에 상점을 열고 한국인 근무자에게 접근해 미군 지휘부 위치와 무기 이동을 파악했다. 다른 한 명은 군 공항 인근 호텔에 도청 장치를 설치해 관제탑과 전투기 조종사의 교신을 엿듣다 체포됐다.
중국인의 정보 수집은 군사시설 촬영과 인적 포섭에서도 잇따라 드러났다. 드론으로 국가정보원 청사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제주 해군기지를 촬영했고, 부산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과 수원 공군 비행장도 살폈다. 정보사 군무원을 포섭해 블랙 요원 명단을 빼낸 사례도 있었다. 이번에는 수년간 고정 거점을 운영하며 첨단 장비로 전투기 교신까지 수집한 정황이 확인됐다.
미·중 경쟁이 격화된 한반도 주변에서는 군사정보의 민감성이 한층 커진 상태다. 중국은 대만 공격을 위협하며 동북아 해·공군 훈련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은 주한·주일 미군 전력을 중국 견제에 활용하려 한다. 한미 동맹의 해·공군 전력 정보와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도 중국의 주요 관심 대상으로 지목된다. 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이 한국에서 벌이는 악성 행위에 관한 보고를 국방부에 요청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중국계 시장의 중국 간첩 활동이 드러났고, 영국은 국회의원 배우자 등을 체포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북극 위성 정보를 수집한 중국인이 붙잡혔으며 나토 사령부에서도 중국 간첩이 적발됐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는 지난 6월 공동 경보를 냈다. 국내에서는 간첩죄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넓힌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다음 달 13일 시행돼 이번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2024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됐고 국군방첩사령부도 계엄 사태를 계기로 조직이 약화된 가운데, 외국을 겨냥한 방첩 수사 역량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